[영림원소프트랩 차세대리더포럼] “관점을 바꾸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영림원소프트랩 차세대리더포럼] “관점을 바꾸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 박시현 기자
  • 승인 2023.06.19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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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후 관점 디자이너/피와이에이치 대표, ‘리더의 관점이 바뀌어야 미래가 바뀐다’ 주제 강연
박용후 관점 디자이너/피와이에이치 대표
박용후 관점 디자이너/피와이에이치 대표

[아이티비즈 박시현 기자] 대한민국 1호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가 16일 여덟 번째 영림원소프트랩 차세대리더포럼에서 ‘리더의 관점이 바뀌어야 미래가 바뀐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박용후 대표는 ”관점을 바꾸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을 착안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획기적인 비즈니스를 포착하려는 시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용후 대표가 하는 일은 마케터이지만 스스로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라고 말한다. 국내 10대 벤처기업 중 5개(카카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에서 함께 했으며, 3개의 유니콘기업을 만드는데 힘을 보탰다. 이번 강연은 수많은 기업들의 성장을 지켜본 이야기이며, 매 순간 ‘새로운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 그의 ‘생각의 진화’에 관한 것이다. 다음은 강연 내용

“질문이 바뀌면 생각이 바뀐다” =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30년 지기이며,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는 12년간 같이 일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만한데 선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졌으며, 배려심이 많다. 성공한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덕목을 갖고 있다.

김범수 의장이 책 한권을 소개해줬는데 제목이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였다. 무슨 뜻인지 어려웠는데 박용후에게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은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생각은 무엇이며 왜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할까?를 고민했는데 그 답은 절실함이었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절실함이다.

김범수 의장은 영화 <올드보이>에 나오는 "당신은 답을 못 찾은 게 아냐, 자꾸 틀린 질문을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라는 대사가 자신의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올드보이가 개봉한지 20년이 지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영화에서도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 틀린 질문에는 옳은 답이 나올 수 없다”며 똑같은 대사가 다시 나온다. 김범수 의장의 “질문이 바뀌면 생각이 바뀐다, 곧 “질문을 질문하라”는 말은 박용후의 생각을 바뀌게 한 변곡점이 됐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 시인은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에 펴낸 <질문의 책>이라는 시집에서 답이 없는, 아이같은 316개의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아는 것은 한 줌 먼지만도 못하고, 짐작하는 것만이 산더미 같다. 그토록 열심히 배우건만 우리는 단지 질문하다 사라질 뿐”,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등등

질문에서 생각은 시작되고, 질문이 생각의 수준을 결정한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생각의 방향은 크게 바뀔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질문을 잘 하지 않고 질문에 대한 정답 찾기에만 바쁘다. 우리는 학교에서 단일민족의 우수성을 배웠는데 과연 그러한가? 왜 맹신하는가? 우리는 질문하는 교육을 받지 않았다. 학교를 다니면서 했던 '공부'라는 것이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잘 찾아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는 ”한국은 철학도 객관식으로 만드는 나라'라고 꼬집었다. 사실 우리는 깨달음의 공부를 해본적이 없다.

“당연함을 부정하는 것에서 미래는 시작된다” = 요즘 유행하는 챗GPT는 영화 아이언맨의 AI 인간 ‘자비스’같은 것이다. 챗GPT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질문을 잘 입력하는 것 즉 사용자의 의도를 아주 정교화해서 묻는 것이 중요하다. 챗GPT를 보면서 “질문이 중대한 시대가 오고 있구나”를 느꼈다. 거대한 AI와 평범한 인간의 대화가 시작된 것이다.

AI에게 질문해 좋은 답을 얻으려면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 새롭게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AI에게 “의자를 그려줘”라고 할 때 다리 4개에 갇히지 않는 질문을 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이나 어도비의 파이어플라이 등 생성형 AI는 우리가 평상시에 쓰는 말로 질문하면 그 답을 보여준다. 파이어플라이를 적용한 어도비 디자인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 다양한 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이제 디자인이라는 것이 ‘하는 것’이 아니라 ‘고르는 것’이라는 것을 느낀다. 일을 한다는 개념이 결정하는 것, 즉 고르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친숙한 알파 세대가 오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성공하려면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한다. ‘당연함’을 의심하면 미래가 보인다. 당연함을 부정하는 것에서 미래는 시작된다.

야마구치 슈는 <뉴타입의 시대>라는 책에서 디지털 미래는 문제를 발견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다. 챗GPT가 나오기 전에 쓴 이 책은 질문의 가치가 높아지는 세상이 올 것임을 미리 내다봤다. <뉴타입의 시대>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돌파할 사고와 행동양식을 올드타입 대 뉴타입의 대비를 통해 제시한다.

당신이 모르는 이유는 질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정답을 정해놓은 생각만 한 것이다. 새로운 생각이 들어오면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객관식 문제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제는 고르지 말고 생각을 해야 한다. 생각의 꼬리를 물어 아!를 만날 때까지 가보는 것이다.

‘원래 그래’, ‘당연함’에 ‘왜’라는 의문을 던져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탈피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데 매우 능했다. 화면 아래 쪽에 3~4개의 버튼을 가진 다른 모바일 기기와는 달리 애플 아이폰은 하나의 버튼으로 많은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단적인 예다. 스티브 잡스가 회사를 운영하는 법은 “원래 그렇게 하는거야”가 아니라 “왜 그 일을 하는지‘였다.

질문이 바뀌면 생각의 방향이 바뀐다. 혁신은 새로운 당연함을 만드는 것이다. 언제부터 우리가 스마트폰의 버튼을 눌러 택시를 불렀는가? 당연함을 부정하는 혁신은 일상의 습관까지 바꾸었다.

◆”긍정적 전제로 질문을 시작하라“ = 꼰대는 무엇이고 싸가지는 무엇인가? 꼰대는 입력을 멈춘 상태에서 출력만 하는 인간이다. 그래서 어린 꼰대도 있다. 꼰대는 또 수신은 불가능하고 송신만 하는 인간이다. 우리는 토론을 할 때 설득할 마음 반, 설득당할 마음 반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토론은 안하고 싸움만 하게 된다. 기업이나 사회가 잘 되려면 토론을 해야 한다.

꼰대는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 그러나 알려고 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후속 세대에게 가르쳐야 할 과목은 '감성지능'과 '마음균형'이라고 했다. 경직된 사람이나 마음이 유연하지 않은 사람은 버티기 힘든 세상이 찾아올 것이라는 말이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폴 부르제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살아온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박용후는 이 말을 “남의 질문대로 생각하면 남의 질문의 답만 찾는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바꿔본다. 이제 나의 질문을 시작해야 한다.

생각은 ’전제 & 가정 + 질문‘이다. 이것이 박용후가 생각하는 생각의 구조이다. 질문은 '생각의 리허설'이다. 생각이 시작되는 지점에는 항상 질문이 존재한다. 결국 질문이 생각의 시작점이고, 생각의 수준을 결정한다. 질문 앞에는 전제가 있다. 어떤 전제를 하느냐에 따라 질문은 바뀐다. 중앙일보는 한국, 중국, 일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당신의 조국을 신뢰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한국이 가장 낮았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우리 사회의 전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해도 안될 것’이라는 전제다. 우리나라가 잘 되려면 우리 사회의 전제를 바꿔야 한다. 버트런드 러셀은 "거지가 부러워하는 것은 부자가 아니라 형편이 조금 더 나은 다른 거지다“라고 했다.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는 “창업자와 직원의 비전은 다를 수 있다“라는 전제를 한다. 보통 기업의 창업자는 자기 생각대로 기업을 운영하고 싶어하지만 김봉진 대표는 이 다름을 어떻게 경영에 접목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한 점에서 다른 경영자와는 전제가 달랐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직원들의 버킷 리스트였다. 직원들은 작은 꿈이어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바람을 사무실 벽에 붙여 놓았다. 이런 식으로 직원들은 작게 나마 꿈을 실현하고 크고 작은 성취가 이뤄지면서 배달의민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근무하고 싶은 회사로 성장했다.

평범한 생각에서 벗어나는 비결은 전제를 바꾸는 것이다. 다른 전제는 관점을 바꿔 다른 질문을 만들어 낸다. 질문이 바뀌면 생각의 방향이 바뀐다. 질문의 힘은 엄청 세다. 올바른 질문은 무의식적인 전제가 생각을 끌지 못하는 열린 생각을 만들어 낸다.

고 정주영 회장은 생전에 ”자네 해보기는 했나?“라는 말을 자주 했다. 긍정적인 전제가 좋은 질문을 만든다. 세상은 ‘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바꾼다. 박용후는 말한다. ”긍정적인 사람은 한계가 없으며, 부정적인 사람은 한 게 없다“고. 이 말은 우아한형제들 본사 내부에 새겨져 있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은 ”부정적 의견은 세상을 바꾸지 못하고, 성공한 사업은 전문가들이 비관적으로 바라봤던 곳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입증했다.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누구라도 실패한다. 넘어지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 일어서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실패다.

”같은 생각이라도 어떤 관점으로 보고 어떻게 표현하느냐, 그것이 관점 디자인“ = 지금까지 생각이 바뀌는 노하우로 ”긍정적 전제로 질문을 시작하라“를 말했다. 두 번째 노하우는 ”질문을 디자인하라“이다. 나이키 브랜드를 질문 20개로 정리할 수 있다. 맥락과 구조라는 말이 있다. 맥락은 맥을 짚어 잇는 것이다. 그러면 구조가 생긴다. 돈 벌려고 바둥되지 말고 돈 버는 구조를 성장시켜야 한다. 언어도 구조이다.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를 ”나는 시간을 무엇으로 바꾸고 있는가?“로 바꿔보라. 동사를 바꾸면 해석 구조가 바뀐다. 시간과 바꿔 낸 것들의 가치를 생각하라.

컷트, 파마하는 사람에게 직업을 물으면 미용사, 미장원 주인, 헤어아티스트 등 다른 대답이 나온다. 내 직업은 뭐라고 부를까? 어떻게 재정의를 내릴까? 재정의는 대상에 대한 새로운 생각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세계적인 조향사 크린스토프 로다마엘은 어떤 일을 하느냐는 물음에 ”공간의 부유하는 공기입자에 감정을 입혀 재조각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1400개의 향기 음반으로 향기를 작곡하는 향기 작곡가이다“라고 했다.

내 직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일을 바라보는 내 생각이 달라진다. 미장원주인과 헤어아티스트가 똑같을까? 일을 대하는 태도, 관점, 철학이 다르다.

박용후의 직업은 관점 디자이너이다. 관점 디자이너는 관점을 바꿔 생각의 방향이나 구조를 바꾸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사람의 표현을 빌리자면 홍보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고객의 관점을 바꾸기 위해서는 관점을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의 직업을 관점 디자이너로 네이밍했다.

생각이 바뀌는 또다른 노하우는 ”같은 것을 다르게 보게 하라“이다. 레토릭은 생각에 언어의 옷을 입히는 것이며, 사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내 생각에 어떠한 언어의 옷을 입힐까? 비즈니스에 나만의 레토릭이 있나?

눈이 먼 거지가 “나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길거리에서 동냥을 하는데 대부분이 무관심하게 그 앞을 지나간다. 그런데 선글라스를 쓴 여자가 거지에게 다가와 팻말 뒤에 뭐라고 쓴다. 그러자 수많은 사람이 다가와 많은 돈을 기부한다. 그 여자가 팻말에 쓴 말은 “아름다운 날입니다. 저는 그것을 볼 수 없네요”였다. 거지의 행동은 바뀌지 않고 팻말의 문구만을 바꾸었는데 행인들의 거지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 관점은 행동을 바꾼다. 관점을 바꾸면 얼마나 엄청난 변화가 오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또 “금요일 오후 1시 퇴근 전격 결정”이라고 말하는 것과 “회사는 여러분에게 금요일 5시간을 선물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행복을 위하여 소중하게 써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같은 생각이라도 어떤 관점으로 보고 어떠한 말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진다는 것, 이것이 바로 관점의 디자인이다. 마키아벨리는 ”겸손은 강한자의 특권이다”라며 왕을 겸손하게 했다. 모든 명언은 관점을 바꾼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사무실에 “이번 고비가 지나면 다음 고비가 온다”고 적어 놓았다. 평생 직장 따위는 없다. 배달의민족에서는 직원에게 최고가 되어서 떠나라고 한다. 무한한 긍정의 관점의 힘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PR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스는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해야 오래 간다”고 했다.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의 전제는 “창업자와 직원의 비전은 다를 수 있다“이다. 상대방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성공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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