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로, 공정위에 레드햇 제소…"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해 경쟁자 배척"
오케스트로, 공정위에 레드햇 제소…"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해 경쟁자 배척"
  • 김문구 기자
  • 승인 2024.10.22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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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로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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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비즈 김문구 기자] 국내 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 오케스트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글로벌 기업 레드햇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으로 제소했고, 공정위가 관련 수사를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오케스트로 측는 "레드햇은 당사가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자로 대두되자, 자사 운영체제(OS)를 구독하는 고객사에게 오케스트로의 가상화 소프트웨어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기술지원을 하지 않겠다며 당사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는 레드햇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급격하게 성장하는 당사를 배척하는 명백한 불공정 행위이다"며 "당사는 레드햇의 이러한 행위가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과 경쟁력 확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레드햇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경쟁자로 부상한 오케스트로를 배척한 혐의 등으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서버 O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레드햇이 경쟁사 오케스트로의 가상화 SW를 쓸 경우, 기술지원을 거부하고 자사 SW를 끼워팔았다는 혐의다. 레드햇은 OS 외에 국내 가상화 SW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최근 오케스트로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오케스트로는 혁신적인 기술력과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통해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며 가상화 SW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레드햇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오케스트로는 레드햇의 고객사였던 다수의 대형 공공기관 및 기업들이 자사 제품으로 빠르게 전환함에 따라 한국 가상화 SW 시장에서 유력한 사업자로 자리잡았다.

오케스트로는 2022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진행한 기술검증에서 레드햇보다 오픈스택 기능, 장애 탐지 기반 라이브 마이그레이션, 무중단 업그레이드, 가상머신 동시 생성, 백업 기능, 오토 호스트 이베큐에이션, 로드밸런싱 고가용성, 컨트롤러 고가용성 등에서 우위를 기록하며, 오케스트로 제품으로 교체하였다. 또한 국내 한 대형 금융그룹에서는 2022년부터 레드햇 가상화 SW 전량을 오케스트로로 대체했으며, 2024년에는 4대 대형 금융권으로 확대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레드햇을 이용하던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국민연금공단 등 대형 공공기관과 민간 주요 그룹사들도 오케스트로 제품으로 전환하며 레드햇의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오케스트로는 대규모 기술 개발과 투자로 클라우드 업계에서 선두주자로 부상한 반면, 레드햇은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오케스트로는 2023년 국내 클라우드 SW 회사 중 가장 높은 기업 가치인 6,300억원을 인정받으며 1,300억원의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모아서 육성하여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술의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직원 수는 530여 명에 달하며, 이 중 80% 이상이 클라우드 개발자다. 이는 오케스트로의 기술 역량과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이다.

반면, 2019년 IBM에 인수된 레드햇은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며 경쟁력을 잃고 있다. 오픈스택 투자 축소, 센트OS 리눅스 개발 중단 등 투자를 축소하며 기술적 우위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에서도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 오케스트로는 오픈스택을 포함해 클라우드 오픈인프라 생태계 구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내 기업 최초로 오픈인프라 재단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멤버 이사회로 승격되었다. 반면 오랜 기간 플래티넘 멤버로 클라우드 공개 SW의 발전 방향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레드햇은 골드멤버로 강등되며 입지가 축소되었다.

지난해 전체 공공 IT 시스템에서 국산 소프트웨어의 비중은 42.3%로, 2022년의 47.3%에 비해 5% 감소하며 해외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심화되었다. 또한 최근 VM웨어의 가격 정책 변경으로 국내 기업들은 비싼 패키지 상품을 구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나, 시장 지배력 탓에 대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의 상당 부분이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종 소프트웨어를 육성하지 않으면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거라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경쟁력을 가진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마저 글로벌 기업의 불공정 행위로 퇴출된다면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국가 IT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공정한 경쟁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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