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비즈 박미숙 기자] 옥타는 ‘2023 고객 아이덴티티 트렌드 보고서’ 통해 "복잡한 온라인 서비스의 ID·비번관리는 기업들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옥타는 마케터와 디지털 리더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최근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스타티스타와 제휴해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생각과 선호도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북미, 유럽 및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의 14개 국가에서 2만1천여 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옥타가 발표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14개 국가 소비자들은 본인의 개인정보를 비롯한 데이터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어력을 원하며, 소유권을 강화하기 위해 편의성을 절충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 세계 소비자의 86%가 보다 강력한 제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83%)와 공공 부문(81%)이 그 뒤를 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민감하거나 개인적인 정보를 다루는 산업이라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세계 소비자의 절반 이상(51%)이 정부나 기술 기업, 비영리 기관 대신 본인 스스로 본인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보호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데이터 소유권, 디지털 경험 및 프라이버시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간의 마찰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옥타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전 세계 응답자의 71%는 온라인 활동으로 데이터 흔적이 남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다섯 중 한 명은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만으로 데이터를 보호하겠다고 답했다. 따라서 기업은 자사 고객을 위해 서비스를 빠르게 고도화해서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경험과 보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옥타 측은 조언했다.
이번 조사를 보면, 평균적인 고객의 경우 온라인에서 20개 이상의 활성 애플리케이션 및 웹사이트 계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약 75%가 10개 이상의 활성 계정을 갖고 있으며 약 35%의 응답자는 20개 이상을 갖고 있다.
한국의 경우, 소비자 한 명 당 사용 중인 디지털 계정의 수가 10개 미만은 약 20%, 10~20개는 약 35%, 20~50개는 약 30%, 50~100개는 약 13%, 100개 초과는 약 5%였다.
이처럼 수많은 온라인 계정을 갖고 있는 전 세계의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온라인에 접속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끊임없이 계정을 바꾼다. 젊은 사용자일수록 나이 든 사용자의 두 배의 속도로 변경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설문 전 3개월 동안 평균적으로 3~4개의 신규 온라인 계정을 만들었다고 답했다. 지역별로 최소 40%의 응답자가 다섯 개 이상을 만들었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디지털 발자국'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약 71%의 응답자가 본인의 온라인 활동이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절반에 가까운(44%) 응답자가 이를 경감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유지니오 페이스 옥타 고객 아이덴티티 부문 프레지던트는 "계정이 많을수록 특히 계정을 잊어버리거나 관리하지 않는 경우 데이터 침해에 대한 노출도 커진다. 이런 서비스 중 하나만 침해당해도 위협 행위자가 막대한 양의 사용자 크리덴셜과 관련 개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 프레지던트는 이어 "고객의 관심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만큼 고객과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브랜드는 사적이고 안전하며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가 필요하고 해당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이것이 소비자의 기본적인 요구사항이며, 이에 대한 타협은 허용할 수 없다"고 설명말했다.
옥타는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짜증을 주로 유발하는 것이 비밀번호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응답자의 65%가 너무 많은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 관리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63%의 소비자들은 사용자 이름이나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계정에 접속하지 못하는 경우를 최소 한 달에 한 번 경험하고 있으며, 1/4 가량은 이 이슈를 최소 매주 한 번, 스무 명 중 한 명 이상은 매일 경험한다고 밝혔다.
로그인이 되더라도 문제는 있다. 전 세계 소비자의 1/3이 특정 요건에 맞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해서 불만스럽다고 답했다. 약 25%의 응답자들은 모든 온라인 서비스마다 새로운 비밀번호를 생성해야 하기 때문에 짜증을 내고 있었다. 번거로운 요구사항과 로그인이 안 되는 경우를 자주 겪으면서 소비자는 계정을 버리는 단순한 방법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옥타는 "응답자의 60% 가량이 단순하고 안전하며 마찰 없는 로그인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경향이 있다"며 "젊은 소비자일수록 훌륭한 로그인 경험을 했을 때 나이 든 소비자에 비해 돈을 지출할 가능성이 3배 커진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사용자들은 다른 형태의 인증 방식으로 본인의 데이터가 안전한지 확인하려고 한다. 가장 폭넓게 선호하는 방식(약 50%의 소비자)은 소셜 로그인이고, 두 번째는 멀티팩터 인증(MFA)으로 40% 가량의 사용자가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외로 생체 인증 방식은 MFA 보다 선호도가 낮은 세 번째 옵션으로, 20% 정도의 지지를 받았다. 가장 사적인 상호작용을 위해 생체 인증을 승인한 응답자는 15%가 채 되지 않았다.
이번 설문 결과, 세계 소비자의 75%가 기업/웹사이트의 보안 태세가 각각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타사에 비해 데이터를 보다 잘 보호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소비자에게는 제어력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제어력과 편의성 중 선택해야 한다면 제어력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제어력 대비 편의성의 문제는 지역별로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또한 이번 조사를 통해 제어력과 편의성에 대한 소비자 연령과 태도 간의 상관관계가 드러났다. 나이가 많을 수록 제어력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유지니오 페이스 옥타 고객 아이덴티티 부문 프레지던트는 "앱에 접속해서 구매할 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매끄럽고 개인화된 즉각적 경험이다. 동시에 어떤 데이터를 공유할지 직접 제어하고 본인의 데이터를 보호할 적절한 보안 컨트롤을 원한다"며 "하지만 이 둘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신뢰를 확립하고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면서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보안 컨트롤을 제공하려면 어느 정도의 마찰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업이 진정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디지털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즉 데이터가 왜 필요하고 어떻게 사용되는지, 사용자 계정과 거기에 포함되는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보안 절차가 적용되는지 사용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