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SK C&C·카카오·네이버에 "통신장애 원인·개선책 1개월 내 보고해야"
정부, SK C&C·카카오·네이버에 "통신장애 원인·개선책 1개월 내 보고해야"
  • 김문구 기자
  • 승인 2022.12.06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사결과 발표, 시정 요구…확고한 디지털 위기관리 체계 구축 계획
에스케이 씨앤씨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전개 과정 (개요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전개 과정 (개요도)

[아이티비즈 김문구 기자] 정부는 지난 10월 통신 장애를 일으킨 SK C&C와 카카오, 네이버 3사에게 1개월 이내 주요 사고원인에 대한 개선 조치와 향후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는 방송통신위원회, 소방청과 함께 지난 10월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및 카카오·네이버 등 부가통신서비스 장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주요 경과

2022년 10월 15일 15시 19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지하 3층 배터리실에 화재가 발생하여 23시 45분에 완전 진화(소방청 확인시간 기준)되었으며, 화재 진압, 건물 전력 차단 등 사유로 카카오, 네이버 등 입주기업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였다.

판교 데이터센터는 화재진압 후 순차적으로 전력공급을 재개하여 10월 19일 5시경 전력공급을 정상화하였다.

서비스 장애 및 이용자 피해가 가장 광범위했던 카카오의 경우 주요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순차적으로 복구하고 일부 서버를 이전하는 등 조치를 통해 20일 23시경 정상화되어 장애 복구에 127시간 33분 소요되었으며, 네이버의 경우는 일부기능 오류(일부 기사 댓글 이용불가 현상 등)가 발생하였으며 주요 서비스·기능 대부분은 약 20분~12시간 내 정상화되었다.

정부는 사고 직후 ‘방송통신재난 대책본부(본부장 장관)’를 구성·운영(총 15차)하여 신속한 장애 복구를 독려하고 원인을 조사하였으며, 분석 결과에 따라 SK C&C, 카카오, 네이버 3사에 대해 책임있는 조치 및 대책마련 등 후속조치를 시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를 통해 데이터센터, 부가통신서비스 등 디지털서비스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핵심 기반으로서 국민과 직접 맞닿아 있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원인 조사·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유사 사고의 신속한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해 SK C&C, 카카오, 네이버 3사에 대해 단기적으로 조치 가능한 사항은 각 사가 선제적으로 조치토록 하고, 중·장기적으로 조치가 필요하거나 구체적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한 사안은 향후 조치계획을 1개월 내 보고토록 할 예정이다.

또한, 각 사가 제출한 조치 결과, 향후 계획 및 재난예방·복구에 대한 의견 등은 추후 정책방안 마련에 반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방통위는 카카오 등에 대해 피해접수 전담 창구 개설과 피해보상 협의체를 마련하여 실질적인 피해 구제방안을 수립·이행토록 하였으며, 향후 통신장애 발생 시 이용자 고지와 실효성 있는 피해 구제를 위한 법령 및 이용약관 등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사고 조사·분석 결과

①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및 전력 차단
화재는 당일 23시 45분에 진화되었으며, 전력은 19일 5시경 정상화되었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의 경우 배터리 온도 등을 감시하는 시스템(BMS)을 갖추고 있었으나, 화재 발생 직전까지 화재에 대한 이상징후가 나타난 바는 없었다.

화재 발생 후 가스 소화 장비가 작동하였으나, 가스 소화가 어려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특성 상 초기 진압에 한계가 있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일부 무정전 전원장치(UPS)와 물리적으로 완벽히 분리되지 않은 공간(천장 공간이 미분리된 격벽)에 배치되어 있어 화재 열기 등으로 무정전 전원장치가 작동이 중지되었고, 일부 전원공급도 중단되었다.

배터리 상단에 포설되어 있던 전력선이 화재로 인해 손상되었고, 화재 진압을 위한 살수 시 누전 등 2차 피해 우려로 전체 전력을 차단하였다.

각 무정전 전원장치 집단이 정해진 서버에 이중화된 형태로 전원을 공급하는 체계가 갖춰져 있었으나, 화재 등으로 특정 공간의 무정전 전원장치에 동시 장애 발생 시에는 그 무정전 전원장치들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서버에 대한 전력 중단이 불가피한 구조였다.

살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살수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특정 구역 및 차단 스위치를 단시간 내 식별할 수 없어 선별적 차단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였다.

화재 대비 지침은 있었으나 살수 상황, 발화 구역 등 실제 화재상황 수준까지 반영한 세부 대응계획 및 모의훈련은 없었다.

② 카카오 서비스 장애
카카오 계열사의 주요 서비스(카카오톡, 카카오티 등) 최대 127시간 33분간 장애가 발생하였다.

카카오는 서비스 기능을 5개의 레이어로 구분하고 판교 데이터센터(Active 역할)와 기타 센터 간 동작(Active)-대기(Standby) 체계로 이중화했으나, 이번 사고 시 대기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였다.

대기 서버를 동작 서버로 만들기 위한 권한관리 기능인 ‘운영 및 관리도구’가 판교 데이터센터 내에서만 이중화되어있을 뿐 타 데이터센터에 이중화되어있지 않아, 판교 데이터센터의 동작 서버 작동 불능 시 서비스 장애 복구가 지연되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플랫폼’ 레이어에서도 이미지·동영상 송수신 시스템 등 일부 서비스 구성 요소가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되어 있지 않아 복구에 상당 시간이 소요된 원인이 되었다.

카카오톡, 다음 등 카카오 서비스 대부분의 핵심기능이 판교 데이터센터에 집중되어 있어 판교 데이터센터 사고 시 카카오 대부분 서비스가 즉각 영향을 받게 되었다.

특히, 여러 서비스의 구동 초기단계부터 필요한 ‘카카오인증’과 같은 핵심기능도 판교 센터에 집중되어, 여러 서비스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원인이 되었다.

카카오는 장애 탐지·전파·복구 전반에 걸쳐 기본 절차를 정의하고 있으나, 각 단계별 체계화 및 자동화가 미흡하였다.

일부 서버, 연결망 등 오류에 대비한 재난 대비 훈련 등 조치는 하였으나, 1개 데이터센터 전체가 일시에 불능이 되는 대형 재난상황에 대해서는 대비가 부족하였다.

한편, 카카오는 10월 19일~11월 6일까지 10만 5,116건의 피해를 접수하였으며, 이중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는 14,918건, 금전적 피해를 언급한 무료 서비스는 13,198건이 접수되었다.

③ 네이버 서비스 장애
네이버 서비스(뉴스·쇼핑 등)의 일부기능 오류(일부 기사 댓글 이용불가 등) 발생, 주요 서비스·기능 대부분은 약 20분~12시간 내 정상화되었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 조치를 하여 서비스 중단은 없었으나, 타 데이터센터로 서비스 전환 과정 등에서 일부 기능에 오류가 발생하였다.

대부분 기능 오류의 경우 다른 기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복구 우선순위, 복구하는 데이터의 무결성 확인 등의 이유로 복구에 시간이 소요되었다. 

◇ 시정 요구사항

이번 사고로 국민이 입은 피해의 신속한 복구와 재발 방지를 위해, △각 사업자의 선제적인 조치 이행 필요하고 △SK C&C와 카카오, 네이버 3사에게 1개월 이내로 주요 원인에 대해 개선 조치하거나 향후 조치계획을 수립하여 방송통신재난 대책본부에 보고하도록 행정지도를 추진한다.

① SK C&C에 대한 요구사항
데이터센터 화재 예방·탐지를 위해 △배터리감시시스템 계측정보 등 관리 강화 방안 및 현 배터리 감시 시스템 외의 다양한 화재감지 시스템 구축 방안을 수립하고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시 필요한 소화설비 등의 구축 또는 불가능할 경우 대안 마련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생존성 확보를 위해 △배터리와 기타 전기설비 간 물리적 공간을 분리하고 배터리실 내에 위치한 전력선을 재배치하여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거나, 대안 조치 강구하고 △화재 등 재난 발생 구역의 전력을 개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재난 현장에 직접 진입하지 않고도 해당 구역의 전력 차단 등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 수립하며 △현실적인 재난대응 각본 개발 및 세부 훈련 계획 수립하여 모의 훈련을 실시하고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② 카카오에 대한 요구사항
서비스 다중화를 위해 △카카오 서비스 장애 복구 지연의 핵심 원인인 ‘운영 및 관리도구’를 데이터센터 간 동작-동작 등 매우 높은 수준의 다중화를 적용하고 △핵심 기능에 대해서는 우선순위, 중요도 등을 고려하여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분산 및 다중화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재난대비 훈련 등 조치를 위해 △데이터센터 전소, 연결망 마비 등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모의 훈련을 실시하여 보고하고 △신속한 장애 복구를 위해 서비스별 복구목표 설정, 상시 대응조직 구성, 장애 각본별 복구방안을 수립하며 △장애 탐지-전파-복구 전 단계의 복구체계를 재점검하여 자동화 기능 요소 발굴 등 개선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또 이용자 고지 및 피해 구제를 위해 △서비스 장애 발생 시 다양한 방식으로 신속하게 이용자에게 고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이번 장애와 관련된 국민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원칙과 기준을 설정하고, 보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③ 네이버에 대한 요구사항
보다 철저한 장애 예방과 신속 복구를 위해 서비스별 복구 목표, 장애 각본별 복구 방안 등을 재점검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주 데이터센터 전소 등 상황을 가정하고 모의 훈련을 실시하여 보고해야 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데이터센터와 디지털서비스의 장애가 국민 일상의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 전반을 마비시키는 등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번 사고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자들은 이를 엄중히 인식하고 피해 복구 및 재발 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함으로써 디지털서비스에 대한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주요 디지털서비스에 대한 재난대응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각 사업자별 개선방안, 점검결과, 제도개선 등을 종합하여 디지털 시대에 맞는 안정성 강화방안을 마련함으로써 끊김없는 디지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확고한 디지털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1개월 후 3사가 제출한 조치결과 및 향후 조치계획과 재난 예방-대비-대응-복구 전 단계별 재난관리체계 강화를 위한 전문가·사업자 의견과 법·제도 개선사항을 반영하여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종합적 개선방안을 '23년 1분기 중으로 수립할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