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 9일간의 여정 마치고 12일 폐막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 9일간의 여정 마치고 12일 폐막
  • 박시현 기자
  • 승인 2021.09.13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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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일 ‘만화와 미래교육 세미나’, ‘지금 만화 토크쇼’ 2회차, ‘와나나의 방구석 코스프레 챌린지 니코쩔 시즌2’ 진행

[아이티비즈 박시현 기자]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12일을 끝으로 비대면 축제 총 9일간의 여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축제 폐막일 첫 프로그램으로 정오 12시에는 해외부문 수상영상 20여 편이 유튜브에서 공개됐다.

이어 오후 2시 한국만화박물관 상영관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된 <만화와 미래교육 세미나>는 한국만화웹툰학회 주관으로 만화 웹툰 인재양성을 위한 현장 교육의 이슈를 제기하고, 교육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세미나는 김종옥 한국만화웹툰학회 만화정책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신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원장과 이해광 한국만화웹툰학회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축사로 문을 열었다.

유은혜 장관은 축사에서 “만화는 미래 콘텐츠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문화콘텐츠이자 사람과 사회를 담아내는 대중예술이기도 하다”면서 "만화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만화산업의 근간이 되는 문화예술 교육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오늘 세미나가 급변하고 있는 문화콘텐츠 창작환경에서 문화 예술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만화교육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만화와 미래 교육에 대해 함께 소통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교육부도 앞으로 만화, 웹툰을 포함한 예술 체험 기회를 더 확대하고 학교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미나의 첫 발제자로는 박기수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나서 ‘문화콘텐츠 산업의 미래와 웹툰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박기수 교수는 콘텐츠 생태계의 변화를 언급하며 “플랫폼, 팬덤, 구독경제가 모두 IP를 중심으로 수렴되고 있다. 이에 원천콘텐츠로서 IP의 발굴, 확보,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웹툰 교육 생태계의 연쇄성을 고려했을 때, 교육을 변화시키려면 교육환경, 교육과정, 교육방법 모두 혁신이 필요하다. 산업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융복합 역량 강화 교육이 필수”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민태 한국영상대학교 만화콘텐츠과 교수는 ‘만화 창작 환경 변화와 만화학과 진로 다양성을 위한 교육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김민태 교수는 “만화분야의 진로 다양성은 학교 교육 내 직무 전문성 도입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웹툰 창작자, 제작자, 기획자 양성을 위한 교육트랙이 그 예다. 만화분야 진로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직무 숙련성 교육 역시 이루어져야 한다. 웹툰 제작 스튜디오의 전국화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김태원 북큐브네트웍스 웹툰사업부 부장은 ‘만화산업 환경 변화와 만화교육에 대한 산업계의 제언’에 대해 발제를 진행했다. 김태원 부장은 “독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했고, 기업 투자를 바탕으로 한 집단 제작 방식으로 인해 작품 퀄리티 역시 상승한 것이 가장 큰 변화”라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각색, 콘티, 데상, 펜터치, 컬러, 보정 등 잘하는 분야를 더 잘하게 할 수 있는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제에 이어 김신 중부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임재환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송순규 토리컴즈 대표, 김세종 배재대학교 아트앤웹툰학부 교수가 참여한 종합토론이 열렸다. 토론자들은 교육계와 산업계에서 가지는 각각의 고민과 우려 그리고 새로운 제안 등을 상호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이날 오후 5시에는 ‘에로티시즘+만화: 에로티시즘 웹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조명하는 <지금 만화 토크쇼> 2회차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이번 토크쇼는 김소원 상지대학교 외래교수의 사회로 백종성 호남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이재민 웹툰인사이트 에디터 겸 만화평론가, 최윤주 만화평론가, 박혜리 대전대학교 웹툰일러스트전공 겸임교수, 홍대선 작가 등이 참여했다.

토크쇼에서는 에로티시즘 만화의 정의, 에로티시즘을 소비하는 이유 등 근본적인 질문부터 독자의 성별에 따른 에로티시즘 만화 표현의 차이와 특징, 에로티시즘 웹툰이 현재 한국 웹툰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에로티시즘의 핵심과 포르노그래피와의 차이에 대해 이재민 평론가는 “시대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명확하게 선을 그을 순 없지만, 가리고자 하는 것을 드러내는 욕망,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지만 보고 싶은 것 그리고 그것을 보게 하는 것이 에로티시즘의 핵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에로티시즘 만화의 검열사례와 검열완화에 대해 백종성 교수는 “사전검열과 사후검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970년대부터 사전검열제도가 있었고, 1997년 청소년보호법이 제정되면서 사후검열제도가 실시됐다. 그로 인해 유해매체로 지정됐던 대표적인 사례가 이현세 작가의 <천국의 신화>다. 최종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5~6년이 걸렸고, 당시 만화가들이 많은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만화시장은 초토화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웹툰이 만들어지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장르 역시 다양화되었고, 2013년 기점으로 레진코믹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성인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웹툰의 연령 제한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 최윤주 평론가는 “선정성에 관해서는 굉장히 엄격한 반면에 폭력성에 대해서는 의아할 정도로 관대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19금’과 같이 특정 연령을 기준으로 어떤 소재, 사안에 대해 원천 차단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언급했다.

여성독자를 겨냥한 에로티시즘 웹툰 등장의 의미에 대해 박혜리 교수는 “그동안 여성의 성은 보수적으로 치부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성의 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성적 쾌락 향유권과 같은 것들이 표현의 자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여성들의 유료 웹툰 결제 비율도 높기 때문에 여성향 에로티시즘 웹툰이 등장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금기를 깨는 작품이 남성독자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에 대해 홍대선 작가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특히 우리나라 성인 웹툰은 동네 누나, 두 자매, 전봇대, 골목길 등 일상의 소재가 많이 등장한다. 굉장히 현실적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에로티시즘 웹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및 전략으로 홍대선 작가는 “한계의 실험이 하위문화에서 이뤄져야 에로티시즘이 잘 될 수 있다. 에로티시즘의 표현 영역이 확대되려면 에로티시즘 내부가 아닌 외부 조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고, 이재민 평론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여주느냐’ 보다 ‘무엇을 보여주지 않느냐’다. 지금은 무엇을 보여주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이제는 무엇을 보여주지 않아야 좋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는 이번 만화축제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와나나의 방구석 코스프레 챌린지 니코쩔 시즌2>가 진행됐다. ‘니코쩔’은 코스프레 입문자도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저비용·코믹 콘셉트의 코스프레 사진 공모전으로, 이날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중 진행된 시청자 투표를 통해 이번 사진 공모전의 우승자와 우수 참여자가 발표됐다. 우승자는 진격의 거인 등을 코스프레한 진격의 수부가 우수 참여자는 체인소맨을 코스프레한 주운이 선정됐다.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폐막 이후에는 독립만화작가 30개팀이 참여하는 오프라인 마켓 ‘독립만화마켓’이 오는 11월 6일부터 7일까지 양일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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