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으로 풀어보는 CMM➎ 無爲而治(무위이치-논어)
동양고전으로 풀어보는 CMM➎ 無爲而治(무위이치-논어)
  • 김문구 기자
  • 승인 2014.12.11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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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지 않아도 굴러가게

"조직의 표준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이유(GP2.1)"

▲ 필 자 : 티큐엠에스 박정훈 연구소장/이사 ▶ 주요 경력 : 1995년 ~ 2002년 아시아나 항공 시스템 운영팀 대리, 2002년 ~ 2010년 아시아나 IDT 품질 경영팀 차장, 2010년 ~ 현재 TQMS 연구소 소장 ▶ 자격사항 : 전자 계산기 조직응용 기술사, 정보시스팀 수석감리원, 정보통신 공사 특급감리원 ▶ 전문분야 : 품질보증, SW공학, CMMI
“無爲而治(무위이치)”는 논어의 위령공에 나오는 것으로 올바른 다스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다스림에는 지시를 하는 사람과 지시를 따르는 사람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또한 다스림의 활동에는 리더의 간섭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볼 때 “無爲而治(무위이치)”는 현실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治國(치국)의 道(도)로 생각될 수 있다. 군주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떻게 나라를 다스릴 수 있을까? 수많은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통치자의 적절한 의사결정이 없다면 국가 질서는 혼돈 그 자체와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공자의 “無爲而治(무위이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공자가 말하는 “無爲(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다 적극적인 군주의 率先垂範(솔선수범)과 適材適所(적재적소)에 인재 배치 등을 함축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군주가 모든 일에 하나하나 간섭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국가를 통치하려면 보다 정교한 통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군주는 백성들의 귀감이 되어야 하고 군주를 보좌하는 인력은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無爲(무위)”를 위한 정치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재 등용의 원칙과 임무를 부여 받은 관리들의 책임과 역할 정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이 구비된다면 군주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無爲(무위)”의 통치가 가능할 것이다.

직장 생활에 관련된 유머를 한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관리자의 유형 중에는 “게으르지만 능력은 뛰어난 관리자”, “부지런하고 능력도 뛰어난 관리자”, “게으르고 능력도 없는 관리자”, “부지런하지만 능력은 없는 관리자”가 있다고 한다.

이 네 가지 유형의 관리자 중 가장 으뜸인 유형의 관리자는 “게으르지만 능력은 뛰어난 관리자”라고 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게으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전적인 의미와는 다를 것이다. 위의 유머에서와 같이 관리자가 게으르기 위해서는 조직적인 활동이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동작되어야 한다.

조직원들에게는 적정한 수준의 권한 위임이 되어야 하고 관리자는 이에 따른 위험관리와 빠른 의사결정을 하여야만 한다. 이러한 활동은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관리자는 조직원들을 믿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방안을 가지고 있어야만 관리자가 많은 간섭을 하지 않더라도 업무가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모든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해야만 안심이 되는 관리자들이 많다. 이는 조직의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조직원들을 수동적인 객체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프로젝트 관리자의 역할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프로젝트에는 고객, 개발자, 품질보증담당자, 사용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한다. 이들과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프로젝트 관리자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점검하는 것은 작은 프로젝트에서는 가능할지라도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불가능하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필요한 것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프로세스와 책임과 역할의 분배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프로젝트 특성을 반영한 프로젝트 고유의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은 조직이나 회사 프로세스이다. CMMI의 통합 프로젝트 관리 영역(IPM: Integrated Project Management)의 SP1.1(Specific Practice 1.1)의 “Establish the Project’s Defined Process”는 프로젝트 착수 시 조직의 프로세스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 프로세스 정의가 프로젝트 팀원과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프로젝트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책임과 역할, 수행해야 할 활동이 명확히 정의된 프로세스는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어떤 활동을 수행하여야 하는지, 활동들에 대한 모니터링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가시적으로 알 수 있게 한다. 프로세스에 따라 프로젝트가 수행된다면 프로젝트 관리자는 각 담당자들에게 적절한 권한 위임이 가능할 것이다.

프로젝트 프로세스를 수립하는 목적이 이와 같은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프로젝트 관리자는 활동을 정의하기보다는 산출물의 작성 有無(유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本末(본말)이 전도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관리자는 진척률과 산출물 작성에만 집중하게 되어 개발자나 팀원은 프로젝트 업무 자체보다는 산출물 작성에만 치중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의사결정 중심의 책임과 역할의 분배가 아니라 산출물 작성 중심의 담당자 정의만 된다면, 프로젝트 관리자는 산출물의 품질 확보를 위해 부지런해져야 하고 작성된 산출물에 대해 모두 관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는 거시적인 관리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적절한 프로세스를 정의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프로세스가 정의된다 할지라도 프로세스에서 요구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를 팀원이 모른다면 프로세스 활용의 이득을 얻을 수 없다. 프로세스 내재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프로세스 내재화가 되지 않는다면 조직원들은 주어진 활동이 필요한 것인지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고, 산출물 작성이 어렵거나 업무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다면 이를 피하려고 할 수도 있다.

활동을 수행하지 않는 당위성 확보를 위해 시간과 공수를 낭비하고 불필요한 의사결정을 요청할 수도 있다. 상위관리자의 불필요한 의사결정이 많아진다면 조직의 효율성 확보와 실질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노력을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조직의 프로세스는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근본이지만 내재화의 수준에 따라 프로세스의 가치가 달라진다. 내재화를 위해서는 프로세스를 학습하고 준수하려는 조직원들의 습관이 필요하다. 공자는 양화편에서 “性相近也(성상근야), 習相遠也(습상원야)”라고 하였다. “본성은 서로 비슷하나, 습관에 의해 멀어진다.”라는 의미이다.

태어나는 순간 인간의 본성은 거의 비슷하지만 성장을 하면서 환경과 교육에 따라 다른 습관을 가지게 된다. 유전적인 요소도 있겠지만 어릴 적 습관에 따라 인생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들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습관은 일방적인 교육과 훈련으로 습득하기 어렵다.

파블로프의 개와 같이 조건과 보상을 통해 습관을 가지도록 할 수 있지만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거나 윤리적인 실천과 같은 人性(인성)적 습관은 행동주의적인 접근으로는 습득이 어렵다. 개인의 내적 변화가 수반되어야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 선한 행동의 결과적 효과에 대한 구체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리더의 率先垂範(솔선수범)이다.

아이들에게 리더는 부모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고 반복 실천하여 자신의 행동으로 내재화한다.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 자신은 한 권의 책도 보지 않으면서 아이가 좋은 독서 습관을 가지기를 바란다면 욕심일 것이다.

조직의 리더가 프로세스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조직원들이 프로세스를 준수하기를 바란다면 이 또한 욕심이다. “無爲(무위)”의 가르침 안에는 군주와 리더의 엄격한 자기관리와 정교한 통치 프로세스의 필요성을 내포하고 있다. 많은 리더들은 아래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같이 움직여주지 않고 조직의 프로세스를 지키지 않는다고 탄식하지만 한 번쯤은 자신이 다른 사람의 귀감이 되고 있는지, 조직의 프로세스를 습관화하여 준수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 글 싣는 순서 ◆

(1) 文質彬彬(문질빈빈)
- 뜻: 무늬와 바탕이 조화를 이루어야 빛난다
- 내용요약: CMMI를 조직에 적용하는 방향. 프로세스는 조직의 특성과 형편에 맞게 적절히 구축되어야 한다

(2) 眞美眞善 (진선진미)
- 뜻: 착함을 다하고 아름다움을 다했다
- 내용요약: CMMI를 조직에 적용하는 자세. 인증위주의 CMMI활동의 문제점을 성찰하고 합리적으로 CMMI를 적용하는 자세를 생각한다.

(3) 學而時習(학이시습)
- 뜻: 배움은 때때로 익히고 체득해야 함
- 내용요약: 프로세스 구축 뿐만이 아니 실천을 통한 내재화 활동의 중요성을 제시

(4) 君子上達(군자상달)
- 뜻: 군자는 항상 자기 향상을 한다.
- 내용요약: CMMI Level을 향상시키는 목적과 조직에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는 방법

(5) 無爲而治(무위이치)
- 뜻: 나서지 않아도 굴러가게
- 내용요약: 조직의 표준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이유(GP2.1)

(6) 學如逆水(학여역수)
- 뜻: 배움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다
- 내용요약: 지속적인 개선 활동이 없으면 조직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퇴보할 수 있다. 조직의 프로세스 개선의 필요성(OPF)

(7) 人而無恒(인이무항)
- 뜻: 항상심이 없으면
- 내용요약: 조직의 표준프로세스는 항상심을 가지로 꾸준히 수행해야 한다.(OPF)

(8) 溫故知新(온고지신)
- 뜻: 옛 것을 배워서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
- 내용요약: 조직의 프로세스 개선활동을 위해서는 과거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수행되어야 한다. (GP3.2)

(9) 以不敎民戰(이불교민전)
- 뜻: 백성을 가르치지 않고 전쟁에 나가는 것
- 내용요약: 표준프로세스 내재화 및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교육 훈련의 필요성 및 방법(OT)

☞ 향후 연재내용 : 노자의 도덕경과, 한비자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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