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으로 풀어보는 CMMI ➍ 君子上達(군자상달-논어)
동양고전으로 풀어보는 CMMI ➍ 君子上達(군자상달-논어)
  • 김문구 기자
  • 승인 2014.12.0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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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는 항상 자기 향상을 한다

"CMMI Level 향상시키는 목적과 조직에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는 방법"

▲ 필 자 : 티큐엠에스 박정훈 연구소장/이사 ▶ 주요 경력 : 1995년 ~ 2002년 아시아나 항공 시스템 운영팀 대리, 2002년 ~ 2010년 아시아나 IDT 품질 경영팀 차장, 2010년 ~ 현재 TQMS 연구소 소장 ▶ 자격사항 : 전자 계산기 조직응용 기술사, 정보시스팀 수석감리원, 정보통신 공사 특급감리원 ▶ 전문분야 : 품질보증, SW공학, CMMI
“君子上達 (군자상달)”은 논어의 헌문편에 나오는 것으로 군자가 학문을 정진 함에 있어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군자는 義(의)를 좇아 德(덕)을 쌓고 仁(인)의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 하지만 요즘같이 극심한 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은 義(의)보다는 利(이)의 추구가 보다 현실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부정할 수 없다. 눈앞에 있는 이익과 권력에 초연한 사람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 주어진 기회를 움켜지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이 人之常情(인지상정)이다. 욕망에 따른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한번쯤은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대하여 관조하여 볼 필요가 있다. 낚시를 하거나 사냥을 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미끼이다.

동물들은 평소와는 다른 손쉬운 먹이를 보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지만 그 결과는 참혹하다. 학문을 할 때도 사람들은 많은 유혹을 받는다. 빠른 성과와 결과를 위해 온당치 못한 방법을 동원하거나 남의 결과를 자신의 결과물 인양 도용을 하곤 한다. 이 모든 일들이 인간의 조급함과 시기심이 원인이지만 학문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이다.

義(의)보다는 利(이)를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성찰과 올바름을 향한 학문의 자세가 필요하다. 私益(사익)을 위한 학문은 결과의 정당성과 의미를 퇴색시킨다. 요즘 많은 부모들은 소위 명문 대학에 아이를 진학시키기 위해 특목고나 대학 합격률이 높은 고등학교에 진학시키려고 한다.

본래 특목고의 목적은 특정한 학문 영역에 재능이 있는 학생의 역량을 조기에 개발하여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목적이 실현되고 있는가는 생각하여 볼 문제이다. 사회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이 사회의 기득권에 편입된다면 그 아이는 사회의 공통 가치를 위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올바른 가치가 존중 받지 못하고 弱肉强食(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사회는 정글과 다르지 않고 지속적인 발전과 존속이 어렵다.

올바른 가치의 추구는 프로세스 개선활동에도 해당된다. CMMI가 적용된 조직과 회사의 프로세스는 조직의 발전적 가치에 기여해야 한다. 수립된 프로세스가 회사의 사업전략과 목표에 기여하지 않고 단순히 개인이나 특정한 조직의 이익만을 대변하거나 형식적인 이행만 된다면 조직의 공통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많은 조직들이 CMMI Level3를 달성하고 다음의 목표로 CMMI Level4나 Level5 달성을 시도한다. 보다 높은 수준으로의 이행은 공자가 말한 “君子上達 (군자상달)”의 의미와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올바르고 높은 수준의 프로세스에 이르는 경지가 무엇일까? CMMI를 도입하는 목적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직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CMMI Level4는 데이터의 분석과 통계를 활용하여 합리성의 수준을 고도화하여 조직이 업무를 수행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조직이나 회사는 매년 사업목표와 전략을 수립한다. 하지만 많은 목표들이 추상적인 경우가 많다. 사업전략 내에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객관적인 평가 잣대의 제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측정 가능하고 조직원 누구나 수긍이 가능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합리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과거 데이터 분석을 통한 현재의 조직 수준을 점검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특정한다면 조직의 성과 기준선이 확립되어야 한다. 이 기준선을 기반으로 조직이 도달해야 할 “上達(상달)”의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공자가 말하는 “上達(상달)”이 군자의 수준과 행동이 하늘의 도리에 부합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프로세스적인 관점에서는 객관성, 합리성, 예측 가능성이 “上達(상달)”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요구사항 변경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일정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결함이 줄어들면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는지 측정할 수 있어야 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이는 치밀한 측정지표 관리와 세분화된 성과모델 수립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조직이 상위의 CMMI Level을 달성하고자 할 때 눈앞의 인증 목표에 사로잡혀 “下達(하달)”의 프로세스 개선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프로세스 개선 활동은 조직에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 가치가 제공되지 않은 프로세스를 경영진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프로세스 개선 담당자들은 성찰해 보아야 한다.

인증에 목표가 있을 때는 경영진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인증이 완료된 이후에도 경영진에게 지속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프로세스 자체가 회사에 도움이 되고 조직의 성과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개선담당자들의 현실적인 반론도 있다. 조직의 측정데이터를 활용한 개선 활동은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계적 분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제공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적인 목적 때문에 절대적인 시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음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CMMI 프로세스 영역 중 “측정 및 분석(Measurement and Analysis) 프로세스가 왜 Level2 영역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CMMI 설계자들도 분명 측정데이터의 수집이 단기간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이 되는 부분이다. 측정데이터의 수집 및 분석은 조직이 CMMI Level2 수준일 때부터 준비해야만 한다.

이때부터 모아진 양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직이 High Maturity 달성을 추진해야만 한다. 초기 프로세스 설계 시에 품질이 좋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가 수립되어야 한다. 논어의 자로편에 “誦詩三百(송시삼백)”의 구절이 있다. “삼백 편의 시를 외우고도 정무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사신이 되어서도 전권을 가지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직의 프로세스가 그물망처럼 촘촘하고, 데이터가 많이 수집되어도 현장에서 활용이 불가능하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또한 조직에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경영진은 프로세스 개선활동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개선을 주도하는 리더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上達(상달)”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새 옷을 입고 들판에서 뒹구는 것과 같다. 안이함 마음으로 질펀하게 놀다 보면 더러운 먼지가 옷을 더럽히고 흠집을 내어 결국에는 쓸모 없는 옷가지로 만드는 것처럼 순간의 나태함과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한다면 지금까지 쌓아왔던 좋은 것을 모두 쓸모 없게 만들 수 있다.

프로세스도 올바른 “上達(상달)”의 방향을 정하지 않고 활동을 수행한다면 조직에서 버려질 운명에 놓일 수밖에 없다. 당장의 편안함과 현실과의 타협을 하고서 좋은 결과를 가질 수는 없다. 인증 중심, CMMI 요건 중심, 형식적인 프로세스 이행 활동과 같은 “下達(하달)”의 방향으로 개선활동을 수행한다면 프로세스 개선활동에 대한 조직의 불만과 저항을 피할 수 없다.

삶에 있어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적응하는 일보다는 몇 백배 더 힘든 일이다.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고 남이 주저하는 일에 용감히 도전할 수 있는 용기의 바탕은 올바른 가치 추구에 대한 끊임없는 정진이다. 스스로의 일에 올바름을 확신하지 못하고 손익계산에 분주하다면 성취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 세상의 위대한 발견과 발명은 “下達(하달)”의 방향에 익숙한 小人(소인)의 손가락질을 견디고 얻어낸 것들이다. 비록 자신의 인생에 위대함이 없을지라도 삶의 끝자락에 부끄러움이 없다면 성공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자신의 인생에는 군자의 도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지만 “上達(상달)”을 향한 삶은 자손들에게 지금보다는 올바른 사회를 물려줄 수 있을 것처럼 조직 공통의 가치를 위한 프로세스 개선활동이 지속된다면 조직은 아름다운 문화와 자랑스러운 유산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것들은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올바름을 추구한 이의 가슴속에 잊지 못할 성취의 자신감으로 남을 것이다.

◆ 글 싣는 순서 ◆

(1) 文質彬彬(문질빈빈)
- 뜻: 무늬와 바탕이 조화를 이루어야 빛난다
- 내용요약: CMMI를 조직에 적용하는 방향. 프로세스는 조직의 특성과 형편에 맞게 적절히 구축되어야 한다

(2) 眞美眞善 (진선진미)
- 뜻: 착함을 다하고 아름다움을 다했다
- 내용요약: CMMI를 조직에 적용하는 자세. 인증위주의 CMMI활동의 문제점을 성찰하고 합리적으로 CMMI를 적용하는 자세를 생각한다.

(3) 學而時習(학이시습)
- 뜻: 배움은 때때로 익히고 체득해야 함
- 내용요약: 프로세스 구축 뿐만이 아니 실천을 통한 내재화 활동의 중요성을 제시

(4) 君子上達(군자상달)
- 뜻: 군자는 항상 자기 향상을 한다.
- 내용요약: CMMI Level을 향상시키는 목적과 조직에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는 방법

(5) 無爲而治(무위이치)
- 뜻: 나서지 않아도 굴러가게
- 내용요약: 조직의 표준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이유(GP2.1)

(6) 學如逆水(학여역수)
- 뜻: 배움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다
- 내용요약: 지속적인 개선 활동이 없으면 조직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퇴보할 수 있다. 조직의 프로세스 개선의 필요성(OPF)

(7) 人而無恒(인이무항)
- 뜻: 항상심이 없으면
- 내용요약: 조직의 표준프로세스는 항상심을 가지로 꾸준히 수행해야 한다.(OPF)

(8) 溫故知新(온고지신)
- 뜻: 옛 것을 배워서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
- 내용요약: 조직의 프로세스 개선활동을 위해서는 과거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수행되어야 한다. (GP3.2)

(9) 以不敎民戰(이불교민전)
- 뜻: 백성을 가르치지 않고 전쟁에 나가는 것
- 내용요약: 표준프로세스 내재화 및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교육 훈련의 필요성 및 방법(OT)

☞ 향후 연재내용 : 노자의 도덕경과, 한비자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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