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으로 풀어보는 CMMI ➌ 學而時習(학이시습-논어)
동양고전으로 풀어보는 CMMI ➌ 學而時習(학이시습-논어)
  • 김문구 기자
  • 승인 2014.11.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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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때때로 익히고 체득해야 함

'프로세스 구축 뿐만이 아니 실천을 통한 내재화 활동의 중요성을 제시'

▲ 필 자 : 티큐엠에스 박정훈 연구소장/이사 ▶ 주요 경력 : 1995년 ~ 2002년 아시아나 항공 시스템 운영팀 대리, 2002년 ~ 2010년 아시아나 IDT 품질 경영팀 차장, 2010년 ~ 현재 TQMS 연구소 소장 ▶ 자격사항 : 전자 계산기 조직응용 기술사, 정보시스팀 수석감리원, 정보통신 공사 특급감리원 ▶ 전문분야 : 품질보증, SW공학, CMMI
“學而時習(학이시습)”은 논어의 학이편에 나오는 것으로 배움과 익힘의 의미를 생각하도록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학습의 수준과 학벌이 신분 평가와 사회적 지위 상승의 수단으로 활용되어 교육열만큼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뜨거운 교육열이 학습의 향상을 위해 참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學(학)”은 옛 성현의 말씀, 스승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이고 “習(습)”은 배움을 반복하여 자기 것으로 내재화 시켜나가는 과정이다. 어떤 이는 “習(습)”의 의미가 배운 내용을 반복적으로 외우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있어, 먼저 “學習(학습)”의 의미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공자의 “學而時習(학이시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이편의 여러 구절을 연계한 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行有餘力則以學文(행유여력즉이학문)”을 보면 학문을 하는 군자의 자세를 알 수 있다. “행하고 여력이 있으면 글을 배울 것”이라는 뜻으로 공부는 남의 지식을 나의 뇌에 저장하여 앵무새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의 선행을 강조하고 있다. 삶 속에서 배운 내용은 내재화와 자기 변화가 수반되어야 진정한 학습이라 할 수 있다.

교육학적인 관점에서 학습은 “경험과 연습의 결과로 인간의 행동이 변화는 것”이다. 결국 배움을 통해 행동양식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았다면 “學習(학습)”이 발생되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은 “學習(학습)”이 아니다. 또한 무엇을 알고 있다고 규정함에 있어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지식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천이 없다면 알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우리는 CMMI를 얼마나 잘 학습하고 있으며, 알고 있을까? 컨설팅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CMMI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고, 우리나라의 프로젝트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와 같이 주장하는 근거는 프로세스를 엄격하게 지킨다고 하여도 품질이 향상되거나 업무가 효율적으로 진행된 효과를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소프트웨어공학백서”와 카네기멜론대학의 소프트웨어공학 연구소의 다양한 연구에서 프로세스 적용과 연관된 다양한 효과를 제시하고 있지만 프로젝트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CMMI를 도입한 조직은 많은 투자가 수반된 프로세스의 적용 시 문제점을 지적하기 이전에 CMMI와 개선된 프로세스의 명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 알기 위해서는 배워야 하고,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실천이 필요하다. 때론 실천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실천이 어렵기 때문에 문제가 있고 우리 조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習(습)”의 과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많은 인내와 자기 절제를 요구한다. 실천의 반복적 과정이 없다면 “習(습)”을 할 수가 없다. 조직의 표준 프로세스도 이와 같다. 처음에 익숙하지 않은 프로세스가 자신에게 내재화될 때까지 실천하지 않으면 조직의 프로세스는 항상 자신에게 맞지 않고 업무를 힘들게 하는 요소가 된다. 조직 표준 프로세스에 대한 효과적인 실천 방법은 무엇일까? 첫 걸음은 조직의 표준 프로세스의 목적과 목표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CMMI 인증을 위한 심사 중에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왜 프로세스에 따라 일을 하는가 질문을 하면, 많은 인터뷰 대상자들은 ‘회사가 시켜서’, ‘컨설턴트가 해야 한다고 해서’, ‘CMMI 인증을 획득해야 하니까’ 등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 없이 따라 하기 식의 이행 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보곤 한다. 어떤 일을 할 때 목적을 모르는 일은 힘들기만 하고 보람도 없다.

먼저 조직은 각각의 프로세스의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고 조직은 조직원들과 이를 공유해야 한다. 공유의 의무는 경영자와 리더의 몫이다. 프로세스 개선과 실천에 따른 비전을 수립하고 조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 비전은 허망한 구호가 아니다. 비전은 실천 가능해야 하고 조직원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되어야 한다.

맹자는 인간의 선한 의지가 실천을 가능하게 한다고 하지만 현대의 경영 환경은 오히려 순자의 성악설에서 주장한 것처럼 자신에게 이득이 없다면 능동적인 실천을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프로세스가 개선이 된다면 개인에게 보상과 이득이 있어야 한다. 비전은 조직원의 철저한 이해관계의 기반 위에 수립되어야 하고 조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원들 간의 활발한 의사소통과 토론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환경이 조성되었다면 조직원들은 프로세스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공자는 “不患人之不己知(불환인지불기지), 患不知人也(환부지인야)”라고 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내가 남을 알아보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라는 뜻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얼마나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가? 조직의 표준 프로세스를 얼마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가? 이 두 가지 질문을 내면 깊숙이 성찰하여야 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가정 내에서의 아이들의 행동, 직장 상사들의 주장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때문에 힘들고 가슴 아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들에 대해 불평을 이야기하기 전에 대상이 되는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 보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조직의 표준 프로세스도 다르지 않다. 구축된 프로세스가 왜 필요한지, 자신에게는 어떠한 이로움이 있는지, 실천을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 번쯤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성찰을 해야 한다. 실천은 성찰을 통해 가능하다. 철저한 자기반성 노력이 없다면 조직원들에게 프로세스는 회사를 다니기 때문에 따라야 할 규칙 정도에 지나지 않다.

단순히 규칙만을 지키며 사는 수동적인 삶은 세상의 변화에 허우적대며 살다 과거의 좋은 추억 속에만 자신을 속박하게 할 것이다. 지나간 세월이 아무리 행복했더라도 다가오는 미래가 행복할 수 없다면 인생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미래의 모습은 현재 자신의 노력 여부에 따라 장밋빛 인생이 될 수도 있고 끝도 없는 나락이 될 수 있다. 현재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은 실천이며 반복된 자기 성찰이다.

반복된 프로세스의 실천은 조직을 내재화의 정점으로 이끈다. “CMMI 개발 해설서(이민재 著, 2013)”에 따르면 내재화란 “기업 문화의 일부로 조직이 일상적으로 따르는 체화된 사업 수행 방식”으로 정의하고 있다. 실천을 통해 내재화되고 내재화를 통해 실천이 수행되는 선순환적인 활동이 조직에서는 수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내재화의 과정에서 조직은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 사업상의 이유, 효율성의 명분으로 인해 초심을 잃고 일부 프로세스를 형식적으로 수행하거나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조직이 일정 수준을 달성하기는 어려워도 허무는 것은 쉽다. 작은 틈 하나가 댐을 무너지게 하듯이 한순간의 안이함이 엄청난 투자와 노력으로 일궈 놓은 프로세스와 조직의 내재화 수준을 CMMI Level1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

배움과 실천 습관을 잃을까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조직은 퇴보한다. 퇴보와 더불어 자신감의 상실은 더 큰 문제가 된다. 서커스단의 코끼리는 어렸을 적부터 자신을 묶어 놓았던 말뚝을 충분한 힘을 가진 어른이 되어서도 뽑아버리지 못한다. 지속적인 실패의 경험이 탈출의 욕망을 없애 버렸기 때문이다. 실패는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를 경험하기 이전에 배움과 실천을 통해 지속적인 발전과 전진이 더욱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學而時習(학이시습)”이 논어의 첫 머리에 수록된 이유는 아마도 군자가 되기 위한 정진을 하기 전에 필요한 마음가짐을 먼저 이야기한 듯하다. 프로세스 내재화 활동도 이와 다르지 않다. 내재화를 시작하기 전에 조직도 쉼 없이 배우고 실천하고자 하는 굳은 결의가 필요하다.

◆ 글 싣는 순서 ◆

(1) 文質彬彬(문질빈빈)
- 뜻: 무늬와 바탕이 조화를 이루어야 빛난다
- 내용요약: CMMI를 조직에 적용하는 방향. 프로세스는 조직의 특성과 형편에 맞게 적절히 구축되어야 한다

(2) 眞美眞善 (진선진미)
- 뜻: 착함을 다하고 아름다움을 다했다
- 내용요약: CMMI를 조직에 적용하는 자세. 인증위주의 CMMI활동의 문제점을 성찰하고 합리적으로 CMMI를 적용하는 자세를 생각한다.

(3) 學而時習(학이시습)
- 뜻: 배움은 때때로 익히고 체득해야 함
- 내용요약: 프로세스 구축 뿐만이 아니 실천을 통한 내재화 활동의 중요성을 제시

(4) 君子上達(군자상달)
- 뜻: 군자는 항상 자기 향상을 한다.
- 내용요약: CMMI Level을 향상시키는 목적과 조직에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는 방법

(5) 無爲而治(무위이치)
- 뜻: 나서지 않아도 굴러가게
- 내용요약: 조직의 표준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이유(GP2.1)

(6) 學如逆水(학여역수)
- 뜻: 배움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다
- 내용요약: 지속적인 개선 활동이 없으면 조직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퇴보할 수 있다. 조직의 프로세스 개선의 필요성(OPF)

(7) 人而無恒(인이무항)
- 뜻: 항상심이 없으면
- 내용요약: 조직의 표준프로세스는 항상심을 가지로 꾸준히 수행해야 한다.(OPF)

(8) 溫故知新(온고지신)
- 뜻: 옛 것을 배워서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
- 내용요약: 조직의 프로세스 개선활동을 위해서는 과거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수행되어야 한다. (GP3.2)

(9) 以不敎民戰(이불교민전)
- 뜻: 백성을 가르치지 않고 전쟁에 나가는 것
- 내용요약: 표준프로세스 내재화 및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교육 훈련의 필요성 및 방법(OT)

☞ 향후 연재내용 : 노자의 도덕경과, 한비자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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