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건강 관리하는 시대 온다’… 바이오필리아의 ‘조용한 혁명’
‘집에서 건강 관리하는 시대 온다’… 바이오필리아의 ‘조용한 혁명’
  • 김재원 기자
  • 승인 2018.06.27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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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필리아 윤문조 대표
바이오필리아 윤문조 대표

건강 정보를 집에서 내 손으로 확인하는 시대는 올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얼굴을 맞댈 수 있는 초 연결 시대에 꼭 불가능해보이지는 않다. 간단한 테스트만으로 배란과 질병, 혈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 기기가 세상을 향한 ‘조용한 혁명’이 주목되고 있다. 바이오필리아(BIO Philia)의 유문조 대표를 만나 내 손안에 펼치지는 건강 기기를 들어봤다.

바이오필리아는 자신의 건강 정보를 스스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유문조 대표는 2012년 창업에 뛰어들어 개인의 건강정보를 집에서 스스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 “평범함에 지쳐 창업했어요”
유 대표의 청년시절은 또래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도전과 열정은 거리가 멀었고, 제도권이 정해준 교육과 진로에만 목을 맸다. 대학 졸업 후 안정적인 직장을 얻기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회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회사생활은 넉넉지 않았다. 단순히 돈 벌고 먹고 살기 위해 일하기보다 본인의 비전을 갖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회사에 회의감이 커질 무렵 그는 이직해 활로를 찾으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한 가지 소득은 의료 기기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일했다는 점이다. 그간 회사에서 쌓은 바이오 관련 기술과 경험로 회사를 차려보자는 생각이 그의 삶을 바꿔버렸다. 당시 상황을 떠 올린 유 대표는 “사실 이 분야는 잘 몰랐다”면서 “제품 기획부터 개발, 유통까지 모든 걸 책임져야 하다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말했다. 

적극성은 누구보다 컸다. 회사를 차린 후 유 대표는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각종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어 인맥을 다지고, 관련 기술을 닦았다. 창업·의료 전문가가 진행하는 여러 특강에 참여해 창업의 ‘천기누설’을 듣기도 했다. 이 때 부터 ‘창업 DNA’가 싹텄다. 평범함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재능을 살려 ‘한 번 저질러 보자’는 마음가짐이 성공 스토리로 이어진 것이다.  

바이오필리아 호르몬측정 키트와 모듈러
바이오필리아 호르몬측정 키트와 모듈러

◇ 내 손으로 직접 건강관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오본(OVON)은 검사한 키트의 값을 모듈러를 통해 데이터 값으로 애플리케이션에 전달한다. OVON은 난자를 의미하는 'OVO'와 스페인어로 '예쁘다'는 의미를 지닌 'Bonita'의 'N'을 합성해 만든 이름이다. 스마트폰에 부착한 5Cm의 휴대용 디바이스에 올려두면, 검사결과가 앱에 자동 전송된다. 지난해 12월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받은 이 제품은 기존에는 비위생적으로 관리하던 부분을 위생적이고 정확한 건강 진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키트에 소변을 묻히고 일정시간 두었다가 모듈러에 장착하면 모듈러가 애플리케이션으로 디지털 데이터 값으로 변환시켜서 애플리케이션에서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본인의 실제 생리주기를 확인 및 관리가 가능하다. 

유 대표는 "오본은 인간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HCG)과 난포자극호르몬(FSH)을 검출할 수 있다“며 ”애플리케이션에 전송된 데이터값을 분석해 임신 가능 여부와 호르몬 주기를 손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오본은 자체 디바이스로 측정결과를 판독하게 해 측정의 정확성을 높였다. 일반 건강 테스트기는 맨눈으로 데이터값을 확인해야 했지만 바이오필리아는 디지털 방식으로 바꿔 숫자만 읽으면 금방 본인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소변에서 직접 검출한 호르몬을 기반으로 개별 맞춤형 정보 또한 제공한다. 이용자가 입력한 생리 날짜를 여성의 평균적인 생리 주기와 비교해 배란일을 유추했던 기존 생리 주기 앱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유문조 대표는 “간단한 건강 관리 및 확인은 본인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며 “집에서 내 건강상태를 '내가 이런 상태구나'라고 알려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바이오필리아는 국내 출시를 발판으로 해외시장에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유 대표는 “향후 염증 검사 등 집에서 진단이 가능한 디지털 테스트기도 추가로 출시할 것이다”며 “차별적인 바이오 플랫폼을 만들어 수익을 다변화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바이오필리아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손상혁) 산학협력단(단장 현창희)의 창업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자금지원과 멘토링, 네트워킹 및 해외진출 모색 등 세부적인 지원을 받은 바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는 초기 창업 지원부터 글로벌화 지원에 이르기까지 창업 전 단계를 아우르는 대구 경북 지역 창업의 메카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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