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그룹 허진규 회장, 일감 몰아주기로 ‘부의 편법 대물림’(?)…세무조사 이뤄지나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 일감 몰아주기로 ‘부의 편법 대물림’(?)…세무조사 이뤄지나
  • 김문구 기자
  • 승인 2018.05.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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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CI

[아이티비즈 김문구 기자] 벤처기업 기술 탈취 등 의혹에 얽혀 있는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이 장남 허정석 씨가 대표로 있는 일진파트너스를 키우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해 노골적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논란이 있어 이번에 국세청 세무조사가 진행될지 주목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16일 일감 몰아주기, 자금 불법 유출, 차명재산 운용 등으로 사익을 추구한 ‘꼼수’ 대기업ㆍ대자산가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이 국세청이 사주일가의 편법 상속ㆍ증여 혐의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업을 사유물로 여기는 사주들의 ‘세금 없는 부의 세습’이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는 대다수 국민에게 큰 박탈감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세청은 일감 몰아주기, 변칙 자본거래를 통한 이익분여, 거래처를 통한 비자금 조성 등의 탈루행위도 철저히 적발해 대기업 사주 일가의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적극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이 전국 동시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한 50개 대기업 및 사주 일가는 지배구조가 2세ㆍ3세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편법ㆍ탈법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진그룹은 그동안 대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가 부의 편법 증여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 중견기업이라는 이유로 사각지대에서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대표적 사례로 꼽혀왔다.

일진파트너스는 허진규 회장의 장남인 허정석 일진그룹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인 계열사로, 일진그룹 승계 과정에서 편법논란의 중심에 있어 왔다.
 
2010년 장남인 허정석 대표로 바뀌며, 업종을 물류 주선업을 추가하면서, 물류비 절감과 사업비밀 유지를 핑계로 계열사에 일감을 따내기 시작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급성장 한 것이다.
 
2009년까지만 해도 8억 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10년 33억 원, 2011년 90억 원, 2012년 135억 원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일진파트너스는 2010~2012년까지 3년간 매출의 100%를 일진전기에 의존했다. 이후 2013년 매출의 78.69%, 2014년 74.27%, 2015년 65%, 2016년 65%를 일진전기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일진파트너스는 2005년 감사보고서상에 자본총계는 253억 4084만 원이었다. 하지만 2015년 자본총계는 692억 4846만 원까지 불어났다. 허정석 대표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상장 계열사 일진전기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자신이 100% 주주인 일진파트너스의 자본을 440억 원 가까이 불린 것이다. 

일진파트너스는 이 같은 일진전기와의 거래를 바탕으로 마련한 재원을 일진홀딩스 지분 매입에 활용했다.

일진파트너스는 2013년 허진규 회장이 보유한 일진홀딩스 지분 전량 15.27%를 매입했다. 허진규 회장은 자신의 일진홀딩스 지분을 일진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승계를 했기 때문에 상속세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금감원 전자공시사이트(DART)에 게시된 2016년 12월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일진파트너스는 지주사인 일진홀딩스 지분 24.6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일진홀딩스는 장남 허정석 대표가 대표직을 맡고 있다. 허 대표가 보유한 일진홀딩스 지분 29.1%에 일진파트너스가 보유한 일진홀딩스 지분 24.64.%를 합하면 허 대표의 일진홀딩스 지분은 53.74%로 과반을 넘어 일진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일진그룹이 일반 국민들의 눈에 잘 안 띄는 B2B 기업을 이용해 도가 넘는 일감 몰아주기를 하면서 부의 부당승계와 세습 전형으로 상속세와 증여세 없이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으로 1세에서 2세로 이어지는 승계 작업을 마무리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성공한 원조 벤처기업인으로 인정받는 허 회장이 국내 대기업들의 행태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일진파트너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이용한 부의 부당승계와 세습 전형에 대해 따로 회사입장을 정리한 게 없고 법의 테두리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1월 홍콩 페이퍼컴퍼니 차명계좌에 묻어둔 1292만 달러(137억여 원)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지난해 4월 1심에서 허 회장에게 벌금 7억 원을 납부하라고 판결했다. 허 회장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1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허 회장은 대법관을 지낸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누나와 결혼해 김 전 총리와 매형, 처남 사이로도 유명하다. 

일진그룹의 국내 계열사는 상장사 일진홀딩스, 일진전기, 일진다이아, 일진머티리얼즈, 일진디스플레이 등 5곳을 포함해 모두 28곳이다. 이 밖에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등에 15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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