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구글…네이버 “세금 제대로 내고 이익에 합당하게 고용해야”
네이버 vs 구글…네이버 “세금 제대로 내고 이익에 합당하게 고용해야”
  • 김건우 기자
  • 승인 2017.11.10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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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비즈 김건우 기자] 최근 세금, 고용 등 문제를 놓고 논쟁을 펼쳐온 네이버(대표 한성숙)는 장문의 ‘구글 입장에 대한 네이버의 질의 및 제안’을 밝혔다.

네이버는 9일 한성숙 대표의 명의로 배포된 ‘공식 질의 및 제안’ 내용에는 ▲세금문제 ▲고용문제 ▲트래픽 비용 문제 ▲검색 어뷰징 문제 ▲검색 결과 문제 ▲금전적 영향에 대한 문제 ▲정치적 압력에 대한 문제 등을 담고 있다.

▲ 네이버 건물 외관

네이버는 “이러한 문제제기는 자국 기업만 보호해 달라는 애국심 마케팅 차원의 목소리가 아닌, 자국 기업과 해외 기업을 막론한 모든 기업들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시장의 룰’에 대한 당연한 요청”이라고 밝혔다.

또한 네이버는 “공정한 경쟁 환경 속에서 정당한 방식으로 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신뢰를 담보로 하는 글로벌 검색 사업자인 구글에게 중요한 일일 것이다. 오래 전부터 제기된 이런 문제들에 대해 구글코리아가 답변을 하는 것은 구글뿐 아니라 IT산업 발전 측면에서도 매우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구글이 명확하게 답변함으로써, 공정한 경쟁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① 세금 문제

구글은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OS, 앱마켓, 동영상과 검색 등 인터넷 시장의 핵심 분야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OS(74%), 앱마켓(58%)은 물론, 동영상 등의 시장에서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2017년 9월 기준 구글의 유튜브 앱은 스마트폰 사용시간 점유율에서 카카오톡과 네이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에 함께 광고 등의 매출 또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의 한국 내 영향력 확대와 관련해,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는 작년 국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구글은 이에 대해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해 왔다. 이번 국감에서도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세금의 근거가 되는 국가별 매출은 “민감하다는 이유로(due to some sensitivities)”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반면, 영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구글이 매출 규모를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매출 규모를 밝히면서도, 우리나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매출을 밝히지 않는 점은 의구심을 자아낸다. 한국에서의 매출과 수익은 공개하지 않고, 세금은 정당하게 내고 있다는 구글의 주장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네이버는 2016년 연결 기준으로, 국내에서 2조59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746억원을 국내에 법인세로 납부했다. 구글이 한국에서의 매출과 영업이익, 그에 따른 세금 납부액을 밝힌다면, 이 같은 의혹은 더 이상 제기되지 않을 것이다.

② 고용 문제

구글이 국내에서 매출 규모에 맞는 채용을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 역시 새로운 것이 아니다. 구글코리아는 지난 2006년 설립 시 연구개발 인력 등의 고용, 투자에 대한 계획들을 밝히며 정부에서도 120만 달러를 2년 간 지원받기도 했지만, 실제 이행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구글 측은 지난해 국감에서 한국에선 온라인 광고만 담당하고 유튜브, 구글플레이 등 주요 사업은 구글 본사에서 관할한다고 증언한 바 있다. 2일 공식 자료에서는 수백 명의 직원들이 연구개발,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수백 명의 직원들은 모두 온라인 광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외에 다른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2006년 당시 약속했던 연구개발 인력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유튜브, 구글플레이와 관련한 광고 업무를 하는 인력은 없는 것인지, 한국에서 매출에 걸맞은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네이버의 경우 2017년 10월 말 기준 8105명을 고용하고 있다.

또한, 구글은 공식자료를 통해 ‘구글 캠퍼스 서울’팀은 국내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이외에도 크리에이터, 개발자 및 기업이 브랜드를 구축하고 혁신을 일으킬 수 있도록 구글이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구글은 사회적 기여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는 피상적인 언급을 넘어서, 투자, 기부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의 기여를 하고 있는지 공개하기를 바란다. 양사의 고용, 투자, 기부 등의 현황 공개로, 서비스뿐 아니라, 사회적인 기여 측면에서도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평가를 받는다면, 이에 대한 의혹, 억측은 사라질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 2017년에만 국내 63개 스타트업 및 스타트업 육성 펀드에 2318억원을 투자했고, 2016년에는 네이버 별도 매출의 1.4%인 353억원을 기부했다.

③ 트래픽 비용 문제

이번 국감에서는 세금, 고용 문제와 함께 트래픽 비용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구글은 공식 입장까지 내며 세금과 고용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명확한 의견을 밝히면서 트래픽 비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었다. 이를 트래픽 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국감 발언 내용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

네이버는 2016년에만 734억원의 망사용료를 지불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의 2017년 9월 국내 동영상 시간 점유율은 72.8%로,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2.7%)의 27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동영상 서비스와 앱마켓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인 구글이 국내 통신사에 지불하고 있는 망사용료는 얼마인지 공개해 주기 바란다.

④ 검색 어뷰징 문제

허위광고, 외부의 검색 결과 조작 시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국감 질의에 대해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은 “구글코리아가 (네이버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낮아서 공격받지 않아 그렇지 구글이 1등을 하는 나라에서는 구글도 검색 관련된 어뷰징 문제를 많이 겪고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이번 공식 입장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구글은 외부의 시도에 검색 결과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미국 구글에서 ‘how to rank website higher in google’을 검색하면, 검색 결과 최상위에서부터 ‘돈을 주면 구글 검색에서 상위에 랭크시켜 주겠다’는 업체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미국 구글의 검색 결과 화면을 보면 최상단 위치에 이런 회사의 광고가 노출돼 있다.

이런 검색 결과와 '어뷰징 문제를 전혀 겪고 있지 않다'는 구글의 입장에는 자기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

구글이 주장하는 대로라면, 특정 웹페이지를 구글 검색 결과 상단에 올린다는 이 업체의 주장은 거짓일 것이며, 구글은 허위 주장을 하는 업체의 광고를 노출시켜 주며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 된다. 반대로, 이런 업체가 구글의 검색 결과를 바꿀 수 있다면, 구글의 공식 입장인 '어뷰징 문제를 전혀 겪고 있지 않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게 된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듬을 분석해, 검색 결과 상위에 올리려는 업체들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하나의 산업이 되어 가고 있다. 2016년 미국 내 SEO(검색엔진 최적화) 비즈니스는 약 65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런 시도들에 대응해 구글 역시 알고리듬 업데이트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2012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사용자 이익에 반하는 방법으로 검색 결과를 높이려는 시도들(black hat webspam)이 있고, 구글은 이러한 기법을 매일 목격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와 관련된 알고리듬을 공개하기도 했다.

검색 어뷰징에 있어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점유율이 낮은 구글코리아의 ‘전문병원’ 관련 검색 결과에도 전문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기관들이 광고에 노출되는 사례들이 있으며, 구글의 검색 순위 올리기를 시도해 주는 업체들의 광고도 찾아볼 수 있다.

▲ 검색광고 결과 중 세 곳은 척추전문병원이 아니다. 네 개의 광고 중 세 개가 관련 규정을 위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색 엔진에게 어뷰징 대응은 숙명이고 이런 대응은 끝없이 반복되는 일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검색 알고리듬에 대한 어뷰징이 구글에는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러한 네 가지 질의는 구글코리아 측이 “부정확”하다고 공식 언급한 국감 발언에 대해 사실 확인 차원에서 한 것이다.

하지만 구글코리아는 공식 입장에서 이런 발언에 대한 지적과 함께 “구글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듬 순위에 기반하고 있으며 금전적 또는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는 마치 구글이 이런 면에서 네이버와 차이가 있다는 뉘앙스로 이해될 수 있기에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실 확인을 위해 추가로 관련 질의를 보낸다.

⑤ 검색 결과 전체가 100% 알고리듬 순위에 기반하고 있다는 문제

구글은 공식자료에서 “구글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듬 순위에 기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네이버의 검색 결과 역시 구글과 마찬가지로 100% 알고리듬 순위에 기반하고 있다. 다만, 이번 국감에서 이슈가 되었던 부분은 검색 결과를 결정하는 알고리듬 자체가 아닌 연관검색어와 같은 검색어 서비스 등의 운영 정책에 대한 부분이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에선 정보통신망을 통한 음란물, 명예훼손성 정보 등 불법정보의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불법정보가 유통되지 않도록 기술적인 필터링뿐만 아니라 신고 접수 시 그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있다.

구글 역시 투명성 보고서에서 각국 법령에 따라 콘텐츠 삭제 등 불법정보에 대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점에서 구글도 네이버와 유사한 방식으로 조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양사의 노력들이 더 의미 있는 결실을 맺기 위해, 불법정보에 대한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며, 차이는 무엇인지, 구글과 네이버가 외부 기관을 통해 공동으로 검증 받을 것을 제안한다.

⑥ 금전적 영향에 대한 문제

구글은 금전적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우선, 구글의 검색 결과가 SEO(검색엔진 최적화)업체 등 외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검색 어뷰징 문제에서 설명했다.

구글이 금전적 영향에 대해 언급한 것은 국감에서 네이버가 검색광고에 대해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국감에서는 네이버에서 특정 상업적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상업적 광고들이 검색 결과 상단에 위치하고, 이들의 랭킹이 광고주들이 지불하는 비용에 따라 주로 결정된다는 내용에 대해 질의가 있었다.

▲ 구글에 상업적 키워드를 검색한 결과이다. PC, 모바일 상단에 검색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구글도 많은 경우 검색 광고가 검색 결과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글의 검색 결과는 광고 비용이라는 금전적 요소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검색 알고리듬에만 기반한 것인지 묻고 싶다.

검색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구글이 마치 네이버만 금전적인 영향을 받고 구글은 금전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처럼 표현한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혀 주기 바란다.

⑦ 정치적 압력에 대한 문제

구글은 자사의 검색 결과가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네이버의 검색 결과 역시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구글도 검색사업자이기 때문에 국가기관 등의 비공식 요청에 따라 검색 결과가 예외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검색엔진의 정체성에 얼마나 치명적인 것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검색 산업의 특수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구글이, 동일한 업종에 속한 기업에게 치명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공식 입장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구글은 로비가 합법화된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2015년에 1666만달러, 2016년에 1543만달러, 2017년 3분기까지 1364만달러의 막대한 로비 자금을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구글이 법과 제도 안에서 검색 엔진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검색 산업은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신생 산업으로, 정책 입안자와 결정자들에게 산업의 특수성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지출하는 막대한 규모의 로비 자금은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의혹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구글이 막대한 로비 자금의 목적과 내역을 밝힌다면, 구글의 로비 활동이 검색 산업에 대한 끊임없는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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